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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정돈 영화방

[신의 악단 시리즈2] 조연 '양선자'의 삶에서 마주한 눈물겨운 소망

by 행복하자 잘된다 2026. 6. 8.
영화 <신의 악단>을 본 지 시간이 흘렀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그 감동의 여운 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요즘도 가만히 눈을 감으면 영화 속 찬양 소리가 귓가를 맴돌아, 하던 일을 멈추고 깊은 묵상에 잠기곤 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토록 긴 울림이 남는 이유는, 주님께서 작고 평범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을 통해 너무나 크고 거대한 은혜를 보여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는 '하나님의 기도는 절대로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겨준 최교순의 삶을 통해 깊은 은혜를 나누었는데요. 오늘은 그 감동의 시리즈를 이어, 제 마음을 가장 먹먹하게 만들었던 또 한 명의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때로 영화를 보다가 주인공이 아닌, 화면 구석에 조용히 서 있는 누군가에게 온 마음을 빼앗기곤 합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신의 악단>을 보면서 저에게는 '양선자(배우 최선자 분)'라는 인물이 그랬습니다.
화려한 무대 중심에 서지도 않고,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도 아닌 노년의 조연. 가짜 찬양단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격렬하게 깃발을 흔들던 '깃발조' 양선자. 사실 처음에는 '아니, 저분은 가끔 드라마에서 악역을 많이 맡으셨던 분인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깊은 눈빛과 작은 손짓 하나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니, 그곳에 가만히 숨어 계시던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따뜻하고 먹먹한 은혜를 조용히 나누어보려 합니다.
 

1. 가짜 찬양단 속, 진짜 숨어 있던 고백

 
영화 속 북한 보위부는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사람들을 모아 '가짜 찬양단'을 만듭니다. 그 안에서 양선자는 당의 명령에 복종하며 깃발 무용을 선보이는 평범한 단원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가짜 부흥회를 준비하며 그가 툭 던진 한마디는 제 마음을 쿵 하고 울렸습니다.
"통성을 하려면 성경을 보고 뭘 좀 알아야 하는데…"
그저 대사를 읊는 연기라기엔 너무나 진지했던 그 눈빛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 사람은 가짜가 아닌가? 북한이라는 그 얼어붙은 땅에서 목숨을 걸고 몰래 숨어 예배를 드려온, 진짜 지하교회 성도였나?' 하고 말입니다. 기존에 보았던 강한 악역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주님만 갈망하는 가녀린 성도로 보였습니다.
 

2. 소리 내어 부르지 못했던 찬양, 삼켜야 했던 눈물

진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 무서운 감시 속에서 살아온 양선자의 삶은 얼마나 고달프고 외로웠을까요?
성경책 한 권을 온전히 가질 수 없어서 뜯어낸 쪽복을 품에 숨겨 읽어야 했을 삼엄한 밤들. 마음껏 소리 내어 기도하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눈물로 삼켜야 했을 수많은 예배. 찬송가 소리가 담장 밖으로 새어 나갈까 봐 입술만 조용히 달싹여야 했던 세월이었을 것입니다.
그가 살아온 평생 동안 진짜 성경책을 손에 쥐고 마음껏 읽는 것이 얼마나 큰 소원이었을까요? 남들처럼 대놓고, 아주 큰 소리로 목청껏 주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소망이 그의 가슴속에 얼마나 깊은 단 하나의 기도로 남아있었을까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집니다.
 
 

3. 가장 역설적인 방법으로 들어주신 평생의 소원

하나님의 사랑은 참으로 기묘하고 부드럽게 우리를 찾아옵니다. 하나님은 평생을 숨죽여 울었던 당신의 딸을 위해, 가장 역설적인 무대를 예비해 두셨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하려고 만든 '합법적인 가짜 찬양단'이라는 무대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의 강요로 억지로 선 가짜 무대였을지 몰라도, 양선자에게는 그 순간이 평생을 기다려온 단 하나의 '진짜 예배'가 아니었을까요?
  • 그 무대 위에서만큼은 보위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짜 성경을 펼쳐놓고 읽을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장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가 허락되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며칠 전, 하나님은 그렇게 평생의 소원을 완벽하게 이루어주셨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참 기구하고 아픈 노년의 죽음일지 모르지만, 영적인 눈으로 바라본 그 순간은 하나님의 거대한 포옹이었습니다.
"내 딸아, 이제는 숨지 않아도 된단다. 마음껏 찬양하렴."
마침내 대놓고 마음껏 찬양하며 영혼의 목마름을 완전히 해소한 그는, 이 땅에서의 긴 외로움을 뒤로하고 참 행복하게 주님의 품에 안겼을 것입니다.
 

4. 우리의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의 목숨이었다는 것

 
영화 <신의 악단>은 단순히 북한의 실상을 아프게 고발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조연 양선자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내가 너의 작은 신음 소리도 다 듣고 있었단다"라고 말이지요.
언제든 내 방 책상 위에 놓인 성경을 읽을 수 있고, 매주 자유롭게 교회에 걸어가며, 목이 터져라 찬양할 수 있는 우리의 평범한 오늘. 이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목숨을 걸고 간절히 바랐던 단 한 번의 기도 제목이었다는 사실을 양선자는 온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가짜 찬양단의 무대 위에서 마침내 세상 가장 진짜였던 예배자로 우뚝 선 양선자. 그가 흔들던 거친 깃발과 간절했던 목소리 사이로, 오늘도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은혜가 흘러넘칩니다.

따뜻한 영화 한 편이 주는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여러분은 영화 속 양선자의 모습에서 어떤 위로를 받으셨나요? 조용히 생각을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다음번 신의 악단 은혜 시리즈 3편으로 김대위로 다가 오겠습니다.